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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형 애착 극복하는 법

연애를 하다가 상대가 조금만 가까워지려 하면 이상하게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쁜 사람을 만난 것도 아니고 관계에 특별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마음 한쪽에서 자꾸 물러서고 싶어지는 거죠.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면 '회피형 애착(avoidant attachment)'이라는 개념을 한 번쯤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이런 성향이 생기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또 어떻게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회피형 애착이란 무엇인가요

애착 이론은 영국의 정신분석가 존 볼비(John Bowlby)가 처음 체계화했고, 이후 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스(Mary Ainsworth)의 실험을 통해 안정형·불안형·회피형이라는 유형으로 구체화됐습니다. 원래는 유아와 양육자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이었는데요.

1980년대 후반부터는 이 틀이 성인의 연애·인간관계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회피형 애착은 그중에서도 친밀함 자체를 위협처럼 느껴 관계에서 정서적 거리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리킵니다.

어디서 온 이론인지 조금 더 살펴보면

성인 애착을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로 신디 하잔(Cindy Hazan)과 필립 셰이버(Phillip Shaver)가 있습니다. 1987년에 발표한 연구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애착 유형을 조사했더니 대략 안정형이 60%, 불안형과 회피형이 각각 20% 정도로 나타났다고 알려져 있어요.

물론 조사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게 보고되지만, 회피형 애착이 소수의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성향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미르 레빈과 레이첼 헬러가 쓴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이라는 책도 이 애착 이론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대표적인 책으로 꼽힙니다.

회피형 애착을 가진 사람들의 흔한 특징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회피형 애착의 특징을 정리해봤습니다. 몇 가지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진단이 되는 건 아니니, 참고 자료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 관계가 깊어질수록 오히려 감정적으로 멀어지고 싶어진다.
  •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해결하는 게 더 편하게 느껴진다.
  • 상대가 감정을 나누자고 하면 부담스럽거나 답답한 느낌부터 든다.
  • '독립적인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유난히 중요하게 여긴다.
  • 갈등이 생기면 대화보다 거리 두기나 침묵을 먼저 선택한다.
  • 상대의 사소한 요구도 자유를 침해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성향은 왜 만들어질까요

회피형 애착은 타고난 성격이라기보다, 어린 시절 양육 환경에서 형성된 대응 방식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가 도움이나 위로를 요청했을 때 부모가 반복적으로 반응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덜 상처받는다'는 전략을 스스로 익히게 되는 거죠.

이 감각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남습니다. 감정을 표현해도 소용없다는 학습이 반복되면, 아예 감정을 잘 느끼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게 자연스러운 생존 방식이 되는 셈이에요. 앞서 다룬 정서적 방치 자가진단 글에서 살펴본 배경과도 상당 부분 맞닿아 있습니다.

관계 안에서 상대방이 느끼는 어려움

회피형 애착을 가진 사람의 파트너는 종종 "다가가면 도망가는" 상대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친밀함이 낯설어서 물러서는 건데, 상대는 이를 거절이나 무관심으로 오해하기 쉽거든요.

이 오해가 반복되면 파트너가 오히려 더 강하게 매달리게 되고, 회피형 쪽은 더 크게 부담을 느껴 더 멀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자꾸 어긋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안정형으로 나아가는 연습

애착 유형은 고정된 게 아니라 관계 경험을 통해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시도들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작은 감정부터 말로 표현해보기: 큰 고민이 아니어도 좋으니 하루에 한 번, 사소한 감정을 상대에게 말해보는 연습입니다.
  • 거리를 두고 싶은 순간 알아차리기: '지금 도망치고 싶다'는 신호가 느껴질 때, 곧바로 행동하지 말고 잠시 그 감정을 관찰해보세요.
  • 안전하다고 느끼는 관계부터 연습하기: 신뢰할 수 있는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먼저 감정 나누기를 연습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믿음 다시 살펴보기: 도움을 요청하는 게 약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알려주는 과정이 필요해요.

대인관계 개선하는 법 글에서 소개한 소통 방법들도 이 연습과 함께 시도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

여기까지 소개한 내용은 회피형 애착이라는 심리학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성 안내입니다. 다만 반복되는 관계 패턴 때문에 일상이나 소중한 관계가 계속 힘들어진다면, 혼자 애쓰기보다 상담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어요.

회피형 애착을 알아차렸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성향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가 왜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관계에서 반복되던 패턴을 조금씩 다르게 다룰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오늘은 가까운 사람에게 작은 감정 한 조각을 먼저 꺼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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