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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비치는 창가와 커튼, 가을 우울 자가 점검과 빛 노출 대처를 상징하는 이미지

가을 우울은 기분·수면·식욕·체중·에너지·사교 여섯 항목의 계절 변화 점수로 점검하고, 아침 빛·수면 고정·운동 세 가지로 대처합니다.

"가을 탄다"는 말은 흔하지만, 그게 잠깐의 기분인지 계절성 우울인지 가려주는 도구는 따로 있습니다. 서울 기준 하지의 낮 길이는 약 14시간 45분이고 동지는 9시간 30분대라 5시간 넘게 차이가 나는데, 9월 중순인 지금은 그 사이를 하루하루 내려가는 구간이에요. 몸이 이 변화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는 건 40년 전에 이미 연구로 정리됐고, 스스로 점수를 매겨볼 수 있는 설문도 그때 만들어졌습니다. 이 글은 그 설문을 표로 옮기고, 점수가 높게 나왔을 때 무엇부터 할지 세 가지로 좁혔습니다.

로젠탈 연구팀이 처음 이름 붙인 계절성 정동장애

📌 계절성 정동장애(SAD)는 해마다 특정 계절에 시작해 4~5개월가량 이어지다 풀리는 반복적 계절 패턴을 보이는 우울증의 한 형태로,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최소 2년 연속 같은 계절에 나타날 때를 진단 기준으로 봅니다.

이 개념을 처음 체계적으로 기술한 사람은 정신과 의사 노먼 로젠탈(Norman E. Rosenthal)입니다. 그와 NIMH 동료들은 1984년 학술지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41권 1호에 "Seasonal Affective Disorder: A Description of the Syndrome and Preliminary Findings With Light Therapy"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증후군의 특징을 정리하고 환자 11명에게 밝은 인공광을 쬐게 한 예비 결과를 함께 실었어요. 광치료가 계절성 우울의 대표적 대처법으로 자리 잡은 출발점이 이 논문입니다.

NIMH 자료가 꼽는 겨울형 SAD의 특징은 일반적인 우울 증상에 더해 과수면, 탄수화물 갈망과 체중 증가, 동면하듯 사람을 피하는 사회적 위축 세 가지입니다. 뒤에 나올 점검표의 항목이 기분·수면·식욕·체중·에너지·사교인 이유가 여기 있어요.

몸에서 벌어지는 일은 세 줄로 충분합니다

기전은 NIMH가 세 가지로 요약합니다. 햇빛이 줄면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활동이 떨어지고, 수면·각성 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은 늘어나며, 세로토닌 활동을 돕는 비타민D 합성도 줄어든다는 것이죠. 이 세 변화가 겹치면 낮에도 졸리고 의욕이 빠지는 상태가 이어지기 쉽습니다. 뒤에 나올 대처법이 전부 '빛'과 '리듬'을 건드리는 이유가 이것이라, 기전은 이 정도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SPAQ 여섯 항목으로 직접 점수 매기기

계절성 패턴 평가 설문(Seasonal Pattern Assessment Questionnaire, SPAQ)은 로젠탈 연구팀이 NIMH에서 만든 자가 보고식 선별 도구로, 1987년 논문으로 정리됐습니다. 핵심은 여섯 항목이 계절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각각 0점(변화 없음)부터 4점(극심한 변화)까지 매겨 합산하는 '전체 계절성 점수(Global Seasonality Score)'이고, 합계는 0~24점 사이가 됩니다.

항목스스로 묻는 질문점수
수면 시간계절에 따라 잠자는 시간이 얼마나 달라지나0~4
사회 활동사람을 만나는 빈도가 얼마나 달라지나0~4
기분전반적인 기분이 얼마나 달라지나0~4
체중몸무게가 얼마나 달라지나0~4
식욕먹는 양과 당기는 음식이 얼마나 달라지나0~4
에너지활력 수준이 얼마나 달라지나0~4

여기에 "가장 힘든 달은 언제인가", "이 계절 변화가 생활에 문제가 되는가(문제 없음~심각한 문제)"를 함께 답하도록 돼 있습니다. 판정 기준으로는 카스퍼(Kasper) 연구팀이 1989년에 제안한 것이 널리 쓰이는데, 합계 11점 이상이면서 계절 변화가 '중간 정도 이상의 문제'라고 답한 경우를 계절성 우울 가능성으로, 그보다 낮은 8~10점 구간을 그 아래 단계(아증후군)로 분류합니다.

다만 이 설문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선별 도구예요. 특이도가 낮아서 계절과 무관한 우울을 겪는 사람도 높은 점수가 나올 수 있다는 한계가 알려져 있습니다. 점수는 "병원에 가볼 만한가"를 판단하는 참고로만 쓰고, 힘든 달이 12~2월에 몰리는지, 봄이 되면 저절로 풀리는지 같은 패턴을 함께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대처 1. 아침에 빛을 먼저 확보합니다

로젠탈 논문 이후 광치료는 계절성 우울의 1차 대처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NIMH는 10,000럭스 밝기의 라이트박스 앞에 매일 30~45분, 주로 아침 기상 직후에 앉는 방식을 소개하고, 가을부터 봄까지 이어가되 시작 전에 의사와 상의하라고 안내합니다(2026-09-17 기준, NIMH 공식 누리집). 눈 질환이 있거나 특정 약을 복용 중이면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장비가 없어도 원칙은 같습니다. 낮이 짧아질수록 아침 시간대의 자연광 노출이 귀해지니, 출근길에 한 정거장을 걷거나 창가에서 아침을 먹는 식으로 기상 후 한두 시간 안에 밖의 빛을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내 조명을 밝게 하고 낮에 커튼을 걷어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대처 2. 기상 시각을 주말에도 고정합니다

겨울형 SAD의 대표 증상이 과수면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늦잠은 증상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리듬을 더 흐트러뜨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멜라토닌 분비가 앞당겨지는 계절에 기상 시각까지 들쭉날쭉하면 낮 졸림이 더 심해지기 쉽다고 알려져 있어요. 취침 시각보다 기상 시각을 고정하는 편이 지키기 쉽고, 주말에도 평일과 한 시간 이상 차이 나지 않게 두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입니다. 아침 빛 확보와 기상 시각 고정은 사실상 한 세트라, 둘을 같은 알람에 묶어두면 됩니다.

대처 3. 운동은 강도보다 규칙성입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기분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건 계절과 무관하게 널리 권장되는 내용이고, 계절성 우울에서는 에너지 항목과 사회 활동 항목을 동시에 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강도를 높이기보다 같은 시간대에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능하면 아침 야외에서 하면 대처 1과 겹쳐서 효율이 올라가요. 혼자 하기 어려우면 사람과 함께하는 운동으로 사교 항목까지 챙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점검표가 말해주지 않는 것

SPAQ는 "계절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가"만 묻습니다. 지금 얼마나 힘든지, 일상이 얼마나 무너졌는지는 재지 않아요. 그래서 점수가 낮아도 2주 이상 아무것도 즐겁지 않고 출근이나 식사 같은 기본 생활이 흔들린다면 계절 문제로 좁혀 보지 말고 우울 자체를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그 용도로는 우울증자가진단테스트 제대로 보는 법 (PHQ-9 점수 해석과 전문가 상담 기준)에서 다룬 PHQ-9가 더 적합해요. 두 설문 어느 쪽이든 자기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점수와 무관하게 바로 정신건강의학과나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로 연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NIMH가 광치료 외에 소개하는 대처로는 계절성 우울에 맞춘 인지행동치료(CBT-SAD, 6주간 주 2회 집단 세션)와 약물치료가 있고, 비타민D 보충은 연구 결과가 엇갈린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진료에서 정할 일이고, 이 글의 세 가지 대처는 그 전에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10월 첫째 주에 여섯 항목을 한 번 더 매겨보면 변화가 보입니다. 지금 점수를 적어두고, 세 가지 중 한 가지라도 2주간 이어간 뒤 다시 매겨보는 것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낮이 짧아지는 속도는 못 바꾸지만, 그 시간에 빛을 얼마나 보느냐는 바꿀 수 있습니다.

계절성 우울 점검 자주 묻는 질문

Q. SPAQ 점수가 몇 점이면 계절성 우울을 의심하나요?
카스퍼 연구팀의 1989년 기준으로는 여섯 항목 합계가 11점 이상이면서 계절 변화가 '중간 정도 이상의 문제'라고 답한 경우입니다. 8~10점은 그보다 가벼운 아증후군 범위로 보며, 어느 쪽이든 선별 도구일 뿐 진단은 아닙니다.

Q. 광치료는 하루 몇 분, 언제 하나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10,000럭스 밝기의 라이트박스 앞에 매일 30~45분, 주로 아침에 앉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가을부터 봄까지 이어가며, 시작 전에 의사와 상의하라고 안내합니다.

Q. 가을에 잠이 늘고 단 음식이 당기는 것도 증상인가요?
네, NIMH는 겨울형 계절성 정동장애의 특징으로 과수면, 탄수화물 갈망과 체중 증가, 사회적 위축을 꼽습니다. 일반 우울 증상에 이 세 가지가 겹치면 계절성 패턴을 의심해볼 만합니다.

Q. 계절성 정동장애로 진단받으려면 몇 년 반복돼야 하나요?
NIMH 기준으로 최소 2년 연속 같은 계절에 증상이 나타나야 하고, 계절성 삽화가 비계절성 삽화보다 잦아야 합니다.

출처

  • Rosenthal, N. E., Sack, D. A., Gillin, J. C., Lewy, A. J., Goodwin, F. K., et al., "Seasonal Affective Disorder: A Description of the Syndrome and Preliminary Findings With Light Therapy,"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41(1), 1984, pp. 72-80 — jamanetwork.com
  •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Seasonal Affective Disorder" — nimh.nih.gov
  • Norman E. Rosenthal, "Seasonal Pattern Assessment Questionnaire (SPAQ)" — normanrosenthal.com
  • Kasper, S., Wehr, T. A., Bartko, J. J., Gaist, P. A., & Rosenthal, N. E., "Epidemiological Findings of Seasonal Changes in Mood and Behavior,"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46(9), 1989
  • 한국강사신문, "2023년 하지 날짜 6월 21일, 서울 일출시간 5시 11분, 일몰시간 19시 57분" — 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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