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1일이 되면 다이어트 검색량과 헬스장 등록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패턴이 정말 새해에만 나타나는 걸까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월요일 아침, 새로운 달의 첫날,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점마다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마음을 다잡는다는 사실이 실제 연구로 확인됐습니다. 이 현상에는 새 출발 효과(Fresh Start Effect)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요.
2014년, 와튼스쿨 연구진이 데이터로 확인한 것
새 출발 효과를 학술적으로 정리한 대표 연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헹천 다이(Hengchen Dai), 캐서린 밀크먼(Katherine L. Milkman), 제이슨 리스(Jason Riis)가 2014년 학술지 《Management Science》에 발표한 논문 "The Fresh Start Effect: Temporal Landmarks Motivate Aspirational Behavior"입니다.
연구진은 세 갈래로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먼저 구글에서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빈도가 특정 시점마다 실제로 치솟는지 확인했고, 이어서 한 대학 헬스장의 실제 체크인 기록을 분석해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시점을 추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표 이행을 스스로 약속하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 기록까지 함께 들여다봤어요. 서로 다른 세 가지 데이터가 가리키는 결론은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특정 날짜를 기점으로 새로운 다짐을 시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었죠.
효과가 나타난 시점, 새해만이 아니었다
연구가 짚어낸 시점은 새해 하루에 그치지 않습니다. 논문은 매주의 시작, 매달의 시작, 새로운 학기의 시작, 생일, 공휴일 직후처럼 시간의 흐름에 매듭을 짓는 여러 기점 주변에서 목표를 향한 행동이 함께 늘어난다고 설명합니다.
- 월요일 아침 (한 주의 시작)
- 매달 1일 (새로운 달의 시작)
- 새 학기 첫 주
- 생일 전후
- 공휴일 직후
- 새해 첫날
흥미로운 부분은 이 기점들의 무게가 저마다 다르다는 점이에요. 새해처럼 사회 전체가 함께 인식하는 시점일수록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개인의 생일처럼 나에게만 의미 있는 기점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연구는 설명합니다.
왜 하필 그 날 마음이 움직일까
연구진은 이 현상의 배경을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하나는 정신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는 개념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을 하나의 긴 흐름이 아니라 여러 개의 구간으로 나눠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로운 구간이 시작되면 지난 구간의 실수나 실패를 그 구간 안에 남겨두고 심리적으로 '깨끗한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고 느낀다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자기 인식(self-perception)의 재평가입니다. 새로운 시간 단위가 시작되는 순간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점검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이 재평가 과정에서 더 나은 모습에 가까워지고 싶은 동기가 자연스럽게 솟아난다고 연구는 풀이합니다.
9월 초, 지금 이 시점도 그중 하나입니다
공교롭게도 지금이 바로 그런 기점 중 하나예요. 여름이 끝나고 새 학기, 새 분기가 시작되는 9월은 달력 위에서도 계절의 흐름에서도 여러 겹의 매듭이 겹치는 시기입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일상의 리듬이 다시 짜이는 시점이라, 뭔가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이 효과를 알아두면 좋은 점은, 굳이 1월 1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 이번 달 1일, 혹은 오늘처럼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날이라면 그 자체로 새로운 다짐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작의 힘이 지속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 연구가 보여준 건 '동기가 솟아나는 시점'이지, 그 동기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는 아닙니다. 새해 결심이 며칠 못 가 흐지부지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익숙하죠. 새 출발 효과는 시작 버튼을 누르기 쉽게 만들어줄 뿐, 그 이후의 지속은 별개의 문제라는 걸 함께 기억해두는 게 좋습니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가 의지력 부족만은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목표를 지속하는 힘 자체에 대해서는 자기효능감 높이는 방법에서, 새로운 시작 뒤에 오히려 찾아오는 무기력이나 불안은 월요병 극복하는 방법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날짜가 바뀐다고 사람이 갑자기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날짜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마음은 실제로 조금 더 움직일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올가을, 어떤 날을 자신만의 새 출발 지점으로 삼아볼지 한번 정해보는 것도 괜찮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 Dai, H., Milkman, K. L., & Riis, J., "The Fresh Start Effect: Temporal Landmarks Motivate Aspirational Behavior," Management Science, 60(10), 2014, pp. 2563-2582
- The Wharton School, University of Pennsylvania, 논문 원문 — faculty.wharton.upenn.edu
- Katy Milkman, "The Fresh Start Effect: Temporal Landmarks Motivate Aspirational Behavior" — katymilk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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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새 출발 효과란 무엇인가요?
월요일 아침, 새로운 달의 첫날, 새 학기처럼 시간의 흐름에 매듭을 짓는 기점마다 사람들이 새로운 다짐을 시작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현상입니다. 2014년 와튼스쿨 연구진이 《Management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이름이 붙었어요.
Q. 연구진은 어떤 데이터로 이 효과를 확인했나요?
구글에서 '다이어트'를 검색하는 빈도, 한 대학 헬스장의 실제 체크인 기록, 목표 이행을 스스로 약속하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 기록이라는 세 가지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서로 다른 세 데이터가 모두 같은 결론을 가리켰죠.
Q. 새해 첫날 말고 다른 시점에서도 효과가 나타나나요?
논문은 매주의 시작, 매달의 시작, 새 학기, 생일 전후, 공휴일 직후에도 목표를 향한 행동이 함께 늘어난다고 설명합니다. 새해처럼 사회 전체가 함께 인식하는 시점일수록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해요.
Q. 새 출발 효과가 있으면 다짐이 오래 유지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가 보여준 건 동기가 솟아나는 시점이지 그 동기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는 아니며, 시작 이후의 지속은 별개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