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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에세이 추천 5권

퇴근길 지하철에서, 혹은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괜히 마음이 헛헛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자기계발서처럼 뭔가를 바꾸라고 다그치는 책보다, 그냥 옆에 앉아 등을 토닥여주는 듯한 글이 더 와닿기도 하죠. 힐링에세이는 바로 그런 순간을 위한 책입니다.

서점에 가면 위로를 표방한 에세이가 워낙 많아서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되실 텐데요. 오늘은 오랜 시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힐링에세이 다섯 권을 골라, 각각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떤 마음 상태일 때 특히 도움이 될지 정리해봤습니다.

힐링에세이가 주는 위로의 방식

힐링에세이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책이 아닙니다. 대신 "그럴 수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을 건네주는 쪽에 가까워요. 저자 개인의 경험이나 관찰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글이 많다 보니, 읽는 사람도 자기 상황을 투영하며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힐링에세이는 정독보다 마음 가는 페이지부터 펼쳐 읽어도 괜찮은 편이에요. 오늘 소개하는 책들도 순서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위로가 무엇인지 떠올리며 골라보시면 좋겠습니다.

언어의 온도 (이기주)

이기주 작가가 쓰고 말글터에서 2016년 출간한 에세이입니다. 국내에서 170만 부 넘게 팔리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힐링에세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 중 하나죠.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과 글에 저마다 온도가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단어의 어원이나 유래를 짚어가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를 짧은 산문으로 풀어냈어요.

누군가에게 무심코 던진 말이 걸려 마음이 무거웠던 날, 혹은 말 한마디로 위로받고 싶은 날 펼치기 좋은 책입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김수현 작가가 쓰고 마음의숲에서 2016년 출간한 산문집입니다. 제목처럼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짧은 글과 그림으로 담담하게 전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건 "잘하고 있다"는 위로보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쪽에 가까운 태도인데요. 완벽해야 사랑받는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부족한 모습 그대로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걸 문장 곳곳에서 짚어줍니다.

남과 비교하다 지쳤거나,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숨이 막힌다고 느끼신다면 특히 마음에 와닿을 책이에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김신회 작가가 쓰고 놀에서 2017년 출간한 에세이입니다. 만화 캐릭터 보노보노의 느긋한 태도를 빌려, 남들보다 느리고 서툰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빠르게 앞서가야 한다는 압박이 유독 강한 요즘, 이 책은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던져줍니다. 무겁게 훈계하듯 말하지 않고, 저자 특유의 유머로 풀어내는 게 이 책의 매력이더라고요.

늘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조급해지는 편이라면, 가볍게 읽으면서도 마음이 헐거워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정영욱)

정영욱 작가가 쓰고 부크럼에서 2019년 출간한 책으로, 10만 부 넘게 팔린 위로 에세이입니다. 짧은 문장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기 좋은 게 특징이에요.

제목 그대로 "결과가 어떻든 애쓴 것 자체로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여러 각도에서 되풀이해 전합니다. 하루 종일 애썼는데도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 허탈한 날, 짧은 문장 하나가 의외로 큰 위로가 되기도 하거든요.

긴 글을 읽을 여유가 없을 만큼 지친 날에는 이런 짧은 문장 위주의 책이 오히려 더 잘 읽힙니다.

다정소감 (김혼비)

김혼비 작가가 쓰고 안온북스에서 2021년 출간한 산문집입니다. 저자 특유의 유쾌하고 솔직한 문체로, 삭막해 보이는 세상에서도 사람 사이의 다정함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거창한 위로보다는 일상 속 작은 다정함, 이를테면 누군가 무심히 건넨 배려나 사소한 친절을 포착해 담아낸 글이 많습니다. 사람에게 지쳤다가도 결국 사람 덕분에 다시 힘을 낸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사람 관계에 치여 마음이 각박해졌다고 느낄 때, 다시 다정함을 믿어보고 싶어질 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지금 내 마음에 맞는 책 고르는 법

다섯 권 모두 결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지금 자신의 상태에 따라 골라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말 한마디에 상처받거나 위로받고 싶다면 → 언어의 온도
  •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남들과 비교하며 조급해질 때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짧은 문장으로 빠르게 위로받고 싶다면 →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 사람 관계에 지쳐 다정함이 그리울 때 → 다정소감

책 한 권으로 마음이 단번에 가벼워지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 이 순간 나와 비슷한 마음을 먼저 겪고 글로 남긴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은 덜 외로워지지 않을까요. 오늘 소개한 책 중 마음이 가는 한 권을 골라 천천히 펼쳐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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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기주, 《언어의 온도》, 말글터, 2016
  • 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마음의숲, 2016
  • 김신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놀, 2017
  • 정영욱,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부크럼, 2019
  • 김혼비, 《다정소감》, 안온북스,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