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하루의 절반 가까이를 지금 하는 일이 아닌 다른 생각에 가 있다고 합니다. 2010년 하버드대 심리학자 매튜 킬링스워스와 대니얼 길버트가 스마트폰 앱으로 2,250명의 실시간 생각과 감정을 추적한 연구에서 나온 결과인데요, 사람들은 깨어있는 시간의 46.9%를 눈앞의 일이 아닌 다른 생각에 쓰고 있었고, 이렇게 마음이 딴 데 가 있을 때 행복감도 함께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이 결과가 흥미로운 건, 무슨 생각을 하느냐보다 '지금 여기에 있지 않다는 것' 자체가 기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에요. 마음챙김은 바로 이 지점, 그러니까 자꾸 과거나 미래로 튀는 생각을 지금 이 순간으로 되돌려놓는 훈련을 가리킵니다. 오늘은 마음챙김이 정확히 무엇이고, 실제로 어떻게 연습하면 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음챙김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마음챙김(mindfulness)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감각, 감정, 생각을 좋다 나쁘다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태도를 말합니다. 명상이 특정 시간을 정해두고 앉아서 하는 '수련'에 가깝다면, 마음챙김은 그 수련을 통해 기르는 '태도' 자체에 더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개념을 심리치료 영역으로 가져온 인물이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예요. 그는 1979년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에서 만성 통증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다루기 위해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법, 흔히 MBSR이라 부르는 8주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이 프로그램은 병원, 학교, 기업 등 다양한 곳으로 퍼져나갔고, 지금도 스트레스 관리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어요.
왜 이렇게 집중이 쉽게 흐트러질까요
앞서 소개한 연구 결과처럼, 인간의 뇌는 원래 딴생각을 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눈앞의 할 일과 상관없는 걱정, 후회, 계획이 끊임없이 끼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거든요.
문제는 이 딴생각이 대체로 유쾌하지 않은 내용일 때가 많다는 겁니다. 아까 한 말실수를 곱씹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식이죠. 마음챙김 훈련은 이런 생각의 흐름을 억지로 막으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 지금 딴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고, 부드럽게 다시 지금 이 순간으로 주의를 되돌리는 연습에 가깝습니다.
3분이면 충분한 호흡공간법
마음챙김을 처음 접한다면 거창한 명상 시간을 따로 낼 필요는 없습니다.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에서 자주 쓰이는 '3분 호흡공간법'이라는 짧은 연습이 있는데요, 우울증 재발 방지를 위해 심리학자 마크 윌리엄스, 존 카밧진, 진델 시걸 등이 함께 정리한 프로그램에서 규칙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 1분: 지금 이 순간 어떤 생각과 감정, 몸의 느낌이 있는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립니다.
- 1분: 주의를 호흡으로 옮겨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감각에만 집중합니다.
- 1분: 주의를 다시 몸 전체로 넓혀서, 지금 몸이 어떤 자세로 있는지 느껴봅니다.
판단이나 분석 없이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짧지만 하루 중 감정이 격해지려는 순간에 잠깐 멈춰서 활용하기 좋은 방법이에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습하는 법
따로 시간을 내기 부담스럽다면 이미 하고 있는 일에 마음챙김을 얹는 방식도 있습니다. 아래처럼 평소 하는 활동에 살짝 주의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 걷을 때: 발바닥이 땅에 닿는 감각, 팔의 움직임에 잠깐 주의를 기울여봅니다.
- 식사할 때: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음식의 향, 질감, 맛에만 집중해서 몇 입 먹어봅니다.
- 설거지할 때: 물의 온도, 그릇의 감촉처럼 손끝에 닿는 감각에 주의를 둡니다.
- 대화할 때: 다음에 할 말을 미리 준비하기보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그대로 듣는 데 집중합니다.
이런 짧은 연습들이 쌓이면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감각이 조금씩 더 익숙해집니다.
명상과는 뭐가 다를까요
마음챙김과 명상을 같은 말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히는 조금 다릅니다. 명상은 정해진 시간에 특정 방법으로 마음을 다루는 훈련이고, 마음챙김은 그 훈련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태도' 쪽에 더 가깝습니다. 구체적인 명상 실천법이 궁금하시다면 이전에 정리한 명상방법 글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처음 시작할 때 흔히 하는 오해
마음챙김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각을 완전히 멈춰야 한다"는 생각인데요, 실제로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 자체를 막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생각이 떠오르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때마다 다시 주의를 돌리는 반복 자체가 훈련이거든요.
또 하나는 "한 번에 마음이 편안해져야 한다"는 기대예요. 처음엔 오히려 평소보다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평소엔 몰랐던 생각의 흐름을 이제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봐도 됩니다.
마무리하며
마음챙김은 특별한 도구나 장소가 필요한 훈련이 아닙니다. 지금 앉아 있는 자리에서, 숨 한 번 들이쉬는 순간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다만 불안이나 우울감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면, 마음챙김 연습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내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심리학 개념을 정리한 정보이며, 전문적인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하루, 딱 한 번만이라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짧은 순간이 생각보다 마음을 꽤 가볍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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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atthew A. Killingsworth & Daniel T. Gilbert, "A Wandering Mind Is an Unhappy Mind," Science, Vol. 330, 2010 — science.org
- 한국MBSR연구소, "MBSR 창시자 존 카밧진 소개" — mbsrkorea.com
- 한국MBSR연구소, "삶을 위한 마음챙김 인지치료 MBCT-L" — mbsrkorea.com
-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1577-0199) 안내 — mohw.go.kr